태양이 잠들기 위해 찾는 곳.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밤은 시나브로 이호테우해변에 잦아든다. 종일토록 세상을 밝히느라 피곤했던 태양은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든다. 그런 태양의 단잠을 방해할 마음이 추어도 없는 사람들은 그저 바라볼 뿐.
소나무 숲을 마주한 해변은 참 고즈넉하다. 아카시아 숲이 아름드리 우거진 해변의 초입을 지나니 이제 막 잠에 들려는 해를 보듬은 바다가 보였다. 점잖게 하루의 끝을 준비하던 그 바다. 어찌 된 일인지 이호테우해변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그곳엔 홀로 요트를 타는 사람도 있고 손난로를 꼭 쥐고 저녁 마실을 나온 이들도 있다. 그들에겐 아무렇지도 않을 하루의 마무리. 왜인지 모르게 그들의 평범한 일상에 질투가 났다. 왜였을까?
the bom vol.3 <가을이 머문 자리> '태양이 잠든 곳, 이호테우해변의 일몰' 중에서
글 라어진 사진 민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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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umn / Winter 2015
Volume 03 | 가을이 머문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