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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e 01 | 땅끝이야기 1

by the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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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이야기 1

짧은 머리털’ 파푸아 Papua

‘승리의 뜨거운 땅’ 이리안자야 Irian jaya

 

 

코떼까와 비키니 원시와 도시문명

인도네시아 동쪽끝자락, 숨 막힐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정글, 정글사이를 뱀처럼 흐르는 강들, 벌목과 화전의 연기가 피어오르고 산사태로 벌겋게 드러낸 속살들이 민망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곳,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본 파푸아의 모습이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섬 파푸아, 인류학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원시문명의 보고, 식인문화가 최근까지 남아 있던 지역, 석기시대의 나체 ‘코떼까’와 환상적인 해양스포츠, 해변의 ‘비키니’가 공존하는 곳, 적도의 뜨거운 열기와 인도네시아 최고봉의 만년설이 어우러져 있는 곳, 맨몸에 맨발의 원주민과 위성전화를 들고 벤츠를 타는 차도남이 한 길로 걸어 다니는곳, 서구 기독교가 전통의 가치에 토착화 된 곳, 과거와 현재, 원시의 생활과 도시의 문명이 공존하는 그곳이 바로 파푸아다.

 

 

 

다리없는 새 천국의 새

아마존 정글과 더불어 파푸아는 세계 자연생태의 보고다. 1만종 이상의 식물과 400종 이상의 나비와 양서류가 각각 서식한다. 특히 파푸아에는 600종이상의 희귀조류가 살고 있다. 화려한 모습과 특유의 구애 행동으로 세상에 알려진 극락조 (Bird of Paradise) 를 비롯해 날지 못하는 거대한 화식조, 바우어새, 코뿔새, 코카투앵무새류를 비롯해 온갖 희귀하고 아름다운 새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이 새들이 위협받고 있다. 그 중에 깃털이 아름다운 극락조는 파푸아 300여 원시부족의 축제를 위한 장식품과 잔치에 사용될 예물로 포획되고 있다. 남자들이 축제와 잔치를 위해 신분에 따라 천연염료와 극락조의 화려한 깃털로 치장을 하기 때문이다.

극락조는 ‘다리 없는 새(footlees)’ 로도 불린다. 원주민들은 사랑을 위해 보금자리를 찾는 극락조를 잡아 화려한 깃털만 취하기 위해 다리를 잘라내고 우리에 가두거나 보관했다. 다리가 잘린 극락조를 본 유럽인들은 실제로 이 새가 다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새를 천국의 새-극락조라고 불렀다.

장국영이 영화 <아비정전>에서 홀로 맘보댄스를 추기 전 침대에 누워 독백을 하는 내용이 있다.

“다리 없는 새가 있어. 이 새는 나는 것 외에는 알지 못했지. 새는 날다가 지치면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잠이 들지. 이 새가 땅에 몸이 닿는 날은 생애에 단 하루, 그 새가 죽는 날이라네.”

평생 사랑을 위해 살다가 다리가 잘린 후 죽는 극락조의 절절한 사랑이 원주민의 머리에 화려한 장식으로 남아있다.

다리없는 새, 극락조는 파푸아뉴기니, 호주북부 소수지역에 서식하고 있으며 현재 40여종이 확인되었지만 구애를 위해 화려한 깃털을 진화시키고 격정적인 춤을 춘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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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배신

파푸아에는 300여 종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이고 잔인한 전사의 부족인 아스맛이 살고 있다. 뉴기니 지역에는 신명나게 한탕 놀고 즐기는 싱싱축제도 있지만 활과 화살로 무장한 전사들의 축제인 전쟁축제도 있다. 전쟁은 이들에게 있어서 일상이고 문화다.

파푸아의 원주민들은 부족과 전통을 보호하기 위해 외지인들의 침입에는 단호하게 대처한다. 이들에게 있었던 식인풍습은 배고파서 사람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외지인들에게 부족의 용맹함과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

또한 부족의 결속이 강하다 보니 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이웃 부족으로부터 해코지를 당하면 여지없이 그대로 값아 줘야 한다. 보복을 당한 부족은 또다시 보복한 부족에게 똑같이 값아 준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족 간의 전쟁이 계속 된다. 때문에 파푸아는 전쟁과 보복, 그리고 전쟁을 이기기 위한 배신의 문화가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기독교 선교사가 이곳에 들어갔을 때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기별에는 아무런 감동도 받지 못하다가 배신자 유다 이야기에는 환호를 하며 기뻐했다는 일화는 부족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파푸아 원주민들의 배신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웃지 못 할 이야기다.

 

 

승리의 뜨거운 땅

파푸아에는 전쟁축제가 있다. 전사들이 모여 펼치는 축제다. 부족들이 모두 모여 온 몸을 새의 깃털로 치장하고, 사고 야자나무로 분장한다. 얼굴은 숯과 진흙으로 위장을 한다. 화려할수록 적에게 위화감과 공포심를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쿤투라라 불리는 전통 북소리에 맞춰 영혼을 불러내고 무아지경으로 소리 지르며 추는 춤은 전사의 사기를 올린다. 광대 역을 맞은 전사들은 혀를 내두르며 소리를 지른다.

관광객과의 친밀함과 우정이 엿보이는 파푸아의 춤은 흥겨워 보이지만 전쟁과 관련이 있다. 특히 파푸아의 전통 춤인 요스판은 전쟁에서 승리한 기쁨을 표현한 춤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부족을 지키고 전통을 수호하려는 파푸아는 역사적으로 그 어느 곳보다 식민 지배를 많이 받았다. 포르투칼, 네덜란드, 영국, 2차대전에서의 일본까지... ‘짧은 머리털’ 이라 불린 파푸아의 이름도 이런 격동의 역사에 따라 여러 차례 바뀌었다. 네덜란드령 뉴기니, 서파푸아, 서이리안, 마침내 1969년에는 주민투표에 의해 인도네시아에 귀속되었고 이후 ‘승리의 뜨거운 땅’ 이라는 의미인 이리안자야와 2002년, 또 다시 파푸아로 개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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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원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파푸아

이제 파푸아 인들은 그들의 서글픈 전쟁과 보복의 역사를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며 살아간다.

사진촬영의 대가는 담배 한 개비면 족하다.

 

 

글/사진 김현청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Atumn / Winter 2015

Volume 03 | 가을이 머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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